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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슈

삶에 농담같은 순간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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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슈의 시작

부산에서 태어났고 서울에 거주 중인 직장인이자 결혼 2년차.

스펙업그레이드를 위한 대학원 합격 소식에 기뻐하던 것도 잠시, 결혼 1년만에 임신인 것을 알게되다.
대학원vs아이를 고민하긴 했지만, 이렇게 두개가 한번에 올줄이야. 어느쪽도 놓칠 수 없어 두개 다 선택해보기로 한다.

 

회사와 대학원과 임신. 고요했던 내 삶에 하루하루가 이슈의 연속이다.

2. 그만두고 싶었지만, 넘겨주고 싶진 않았던 것들

스타트업에 5년째 근무 중. 현재 직위는 팀장.  

120여명의 직원 중 첫 임신으로 단축근무, 육아휴가 등의 제도를 개척하며 눈치가 오질나게 보이며, 출산휴가가 다가오면서 내가 하던 일을 하나하나 인수인계하고있다. 그렇게도 하기 싫었던 일들을 넘겨주면 속이 시원해야되는데, 마음이 착찹하다. 인수인계를 조금 빠르게 하고나니 출근을 해도 할일이 없고 내가 여기 왜있는지 모르겠고 그렇게 욕했던 월급루팡이 내가 된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다.

3. 영어공부, 하랄땐 그렇게 안하더니 이렇게 될줄 알았나

초중고대학교는 나의 의사와 전혀 상관없이 가게 된 곳이었다. 그냥 숨쉬듯 자연스럽게 단계를 밟아 가아만 하는 곳.

내가 유일하게 선택한 것은 대학원이었다. 학문에 엄청난 욕구가 생긴건 아니고, 지금 나의 직위에서 더 올라갈 수 있는 스펙을 쌓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방법이 대학원이었다. 일단 하고보는 성향 탓에  겁없이 원서를 넣고 입학을 했지만 역시 쉽지 않다. 수업은 들을만 했다. 오랜만에 강의실에 앉아 듣는 강의는 대학교때와는 확실히 다른 기분이었고, 학비가 학비인 만큼.. 의지도 확실히 달랐다. 

문제는 영어였다. 대학교와는 확실히 다른 영어 수업과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과제로 던져주는 영어논문.. 취업 후 영어와는 담을 쌓고 지냈는데 단어도 모르겠고 읽히지도 않고 멘붕의 연속이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단어장과 문법책을 펼쳐들었다... 현타가 씨게 온다.

4. 아직 엄마는 아닌 나 

아기의 태명은 열무. 

3~4개월이 지나가도록 태명을 짓지않고 있으니(아직 귀가 없다고 생각함) 보다못한 대표님이 지어주셨다. 열달동안 무럭무럭 자라라고 열무. 그 뒤로도 한참은 뱃속의 아기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따라서 열무의 이름을 부를일이 없었다. 가끔 누군가가 '태명이 뭐예요?' 물어보면 잠시 생각을 해야될 정도랄까. 

나는 원래 아이를 좋아하지 않았고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살가운 성격이 아니라서 아직 미성숙한 이존재가 낯설다. 나밖에 없는 내 삶에 또다른 책임져야 할 존재가 생기다니.. 이 생각을 하면 울컥울컥 뭔가가 올라온다. 

손바닥펴고 '안녕'하는 듯한 열무 초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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