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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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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장인 엄마의 현실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직장인 엄마들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저도 '직장다니면서 임신, 육아 힘들다' 말만 많이 들었지 현실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기가 생기는 순간 하나하나가 다 현실이 됩니다. 보통 임신 초기에는 회사에 임신 사실을 숨기고 싶어합니다. 눈치 보이기도 하고 유산 할 위험이 많은 시기이기에 굳이 알리지 않죠. 그런데 '입덧'이라는게 숨길려고해도 숨길 수 없게 합니다. 하루종일 울렁거리거나 토하는 탓에 보통 때처럼 직장 동료들과 어울려 점심을 먹기도 어려운데 매번 핑계거리가 없기도 하거니와, 표정이나 컨디션에서도 부터 보통때와 확연히 차이를 보입니다. 하루 이틀은 '몸이 안좋아' 라는 말로 넘어가겠지만, 보통 입덧은 몇주가 반복되기에 똑같은 변명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점점 눈치를 보게 되죠. 임신 사실을 알리고 나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동료들의 축하와 격려가 처음에는 감사하지만 점점 걱정해주는 나의 안부와 아기의 안부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일을 같이 해야 되는 상황에서도, "스트레스 받으실까봐 말씀을 못드렸는데..." 라는 말을 심심찮게 듣게 됩니다. 물론 상대는 배려겠지만 점점 그것이 또다른 차별로 다가오게 됩니다. 눈치를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눈치를 받는 사람만 있는거죠.

 

2. 나의 '임밍아웃' 후기

저는 사실 이번이 두번째 임신입니다. 첫번째 임신에서 너무 기쁜 나머지 회사 동료들에게 빨리 알렸다가 초기에 유산을 경험했었죠. 물론 위로를 받고 유산 휴가를 쓸 수 있었지만, 빨리 알린 경험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12주가 지나면 회사에 알리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7주부터 입덧이 시작되고 도저히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출퇴근 자체도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여러 직장인 엄마들이 12주까지는 '임산부 단축 근무'를 신청 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회사에 알리고 단축근무를 신청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회사는 스타트업이고 앞전에 임산부가 단 한명도 없었기 때문에, 단축근무 제도 조차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신청을 할까 말까 엄청나게 고민을 했지만, 입덧때문에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인사팀에 임신 사실을 알리고 법적으로 지원되는 '임산부 단축근무제'를 신청하겠다고 했습니다. 인사팀은 축하한다며 논의해서 최대한 빨리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죠. 단축근무를 승인 받기 위해서는 내 윗사람, 내 윗윗 사람, 그리고 대표님까지 승인을 받아야 사용을 할수 있게 되있었습니다. '더러워서 안한다' 라는 마음이 들었지만, 내가 안하면 내 뒤에 임신하는 모든 여직원들이 눈치를 보며 사용해야 될 것 같은 이상한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결재자가 바뀔때마다 한명 한명 설명을 해드려야 했죠. '단축근무제도'라는게 있는지도 몰랐던 분들이 대부분이라 설명하는게 힘들었고 왠지 제가 죄 지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잠시 불편함을 견디니 불안한 임신 초기를 편안한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2시간 일찍 퇴근하는게 이렇게 좋을줄이야! '언제쯤 회사에 알리는게 좋을까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임산부 단축 근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회사라면 최대한 빨리 지금 바로 알리세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임산부 단축 근무 제도'를 신청했음에도 받아들이지 않는 회사라면 고용노동부에 신고하시고 이직을 권유해 드립니다.

 

3. 슬기로운 임산부 직장 생활

앞서 말씀드렸듯이 직장에는 최대한 빨리 알리시고 받을 수 있는 모든 정책을 받으시는게 좋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불편할 수 있겠지만 나와 아기를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시고 당당하게 요청하셔야 됩니다. 임신은 축복받아야 할 일입니다. 모든 배려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임신 중에는 대중교통을 타기가 많이 힘듭니다. 버스는 너무 덜컹거리고 지하철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냄새가 뒤엉켜 나의 울렁거림을 고도화 시킵니다. 임신 후기에는 몸이 무거워 자리가 없을지도 모르는 대중교통을 더 피하게 되죠. 때문에 택시를 많이 이용하게 되는데, 비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에서는 '임산부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총 700,000원을 지원하는데 다만 12주가 지나야 신청 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은 물론이고 택시비, 유류비까지 지원이 가능하니 12주가 넘으신 산모분들은 잊지말고 신청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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