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생명을 품은 엄마의 10개월

1. 엄마는 호르몬 노예

'산후 우울증' 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겁니다. 산후에 산모들에게 오는 무기력함과 우울한 증상을 말하는데, 예전에는 많은 엄마들이 그러려니 하고 넘겼지만 최근에는 이를 방치하면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하여, 많은 부모들이 조심하고 있습니다. '산전 우울증' 이라는 말은 들어보셨나요? 임신 후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엄마의 기분이 들쑥날쑥 하며, 무기력한 상태가 오게 됩니다. 이 기분은 말로는 설명하기가 참 어렵지만, 많은 산모들이 겪고 있는 현상입니다. 제 경험을 설명하자면 저는 입덧과 함께 엄청난 무기력증이 왔습니다. '오늘 뭐 먹을지'를 생각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나의 큰 줄거움이었는데 입덧으로 이를 못하게되니 우울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음식 섭취를 못하게되니 힘과 활력이 없어지기도 했습니다. 그것과 별개로 감정변화가 심해 갑자기 눈물이 흐르거나 갑자기 웃거나 하는 신기한 나의 모습을 보게 되죠. 왜그러는 건지 물어보면 나도 모릅니다. 그냥 갑자기 슬프고 갑자기 행복합니다. 호르몬의 작용은 참 놀랍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입덧이 조금씩 잦아들면서 그런 증상들은 조금씩 없어지긴 했는데, 입덧이 길거나 하루종일 집에 있는 엄마들은 기분 전환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아빠는 이런 엄마를 이해해 줘야 합니다. 

 

2. 엄마의 책임감과 고민들

특히 엄마는 새로운 생명을 품고 있는게 말할수 없이 행복하지만 반면에 강한 책임감과 함께 많은 생각이 듭니다. '내가 이 아이의 인생을 책임 질 수 있을까', '내 인생은 어떻게 되는거지' 와 같은 고민들이 여기저기서 들어옵니다. 또 저의 경험을 말하자면, 저는 직장을 다니면서 3월부터 대학원 입학을 기다리는 와중에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아이도 기다렸기 때문에 너무 감사하고 기뻤죠. 그런데 기쁘기도 하지만 현실적인 많은 것들이 생각나더군요. 이 생각들은 저의 임신기간 내내 끊임없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생각을 안하려고 해도 끊임없이, 꿈에서도 걱정이 들어와 잠을 깨기 일쑤였죠. '내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내 아이를 잘 키울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제 인생도 소중했기 때문이죠. 주변에 육아를 하는 친구들은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도 힘든데 학업까지는 무리라고 얘기합니다. 주변의 걱정들이 저의 고민을 더 과중시켰습니다. 아이를 위해 태교를 하고 아이만을 생각하는 엄마들을 보며, 난 이미 좋은 엄마의 자격이 없는 것 같아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 미안해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포기하고 아이에게 오롯이 집중해서 내가 우울하다면 아이는 과연 행복할까' 2년 뒤에 뛰어 다니는 두돌의 아이를 안고 대학원 졸업 사진을 찍는 '나'를 상상하니 괜히 행복하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나만 바라보고 있는 우울한 엄마보다 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엄마를 아이도 더 원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의 시선으로 상상해 보았습니다. 엄마의 행복은 아이의 행복이라고 합니다. 물론,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보편적인 시선 때문에 스스로의 행복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와 아이가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꼭 있습니다. 육아하는 엄마들, 자신의 삶을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3. 아빠의 적극적인 지지 

엄마가 자신의 삶을 조금이라도 지키지 위해서는 아빠의 적극적인 응원이 필요합니다. 육아는 도와주는게 아니라 함께 하는 거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내가 도와줄게'라는 말보다 '내가 뭐든 함께할게' 라고 해주세요. 엄마만의 아이가 아니라 아빠의 아이라는 사실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육아는 엄마 몫'이라는 말은 이제 옛날 말입니다. 출산 후는 물론 출산 전에도 엄마의 변화하는 기분을 잘 파악하고 응원의 말을 건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출산 후에는 육아를 나눠서 담당하시고, 엄마가 가끔은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도록 꽃을 사준다거나 영화를 보러 간다거나 하는 이벤트를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빠의 배려와 사랑에 엄마는 감동하고 행복해질겁니다. 아빠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