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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의 세계

임신후기 증상, 소양증과 산전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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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까지는 이렇게 배가 안불러도 되나, 싶을 정도로 조금 펑퍼짐한 옷을 입으면 티가 안났는데 8개월차에 접어든 28주차 부터는 확실히 배가 눈에 띄게 나오고 여러 증상들은 옵션처럼 생겨나고있다.

임신 소양증, 이렇게 가려울수가 있나..

그중 가장 나를 미치게 하는건 '간지러움'. 보통 '임신 소양증'이라고 부른다. 소양증은 임신 중기부터 엉덩이 부근에서 시작되긴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번지더니 지금은 허벅지와 다리, 발등까지 번졌다. 참을수 없는 가려움인데 긁으면 더 번진다고 하고, 밖에서 벅벅 긁기도 애매한 부위라 아주 고통스럽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연고는 가려움을 잠시 잠재울 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임신 소양증이 생기는 이유는 급격한 신체변화와 체내 열감, 스트레스, 호르몬변화 때문이라는데... 이유는 사실 별로 궁금하지 않고, 그냥 너무 간지럽다!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힘빠지게도 '출산'이다. 출산 후에는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한다. 근데, 나는 그때까지 도저히 참을수가 없어 여러 방법들을 써보았다. 

  • 음식을 단백질 위주 건강식으로 챙겨먹는다. - 챙겨먹을 때는 확실히 괜찮은 효과, but... 나와 열무는 피자와 햄버거를 너무 좋아함......
  • 건조함이 원인일수 있으니 순한 크림을 바른다. - 집에있던 더마크림 바름. 연고와 비슷하게, 잠시 바를땐 괜찮은 정도. 그래서 간지러울때마다 계속 바르면 됨.

쌀 씻다가 오열... 산전우울증?

자타공인 곰탱이인 나는 성향자체가 무디고 감정기복이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런데 최근 나의 감정기복은 성격파탄자 수준이다. 지난 토요일 저녁에 쌀을 씻는데 정말 아무런 이유없이 갑자기 눈물이 왈칵 터지면서 그자리에 앉아서 엉엉 울었다. 놀란 신랑이 달려와서 왜 우냐고 힘드냐고 계속 묻는데 나도 이유를 모르겠고 이유가 없는데 계속 묻는게 또 짜증나서 오열을 했다.

 

한참을 울다가 진정되고 생각을 해보니... 뜬금없이 '요즘 돈을 안써서 우울한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임신 전의 나는 

yolo 비스무리한 인간의 유형이었다. 물론 그와중에 투자 책과 재테크 책을 꾸준히 읽긴했지만, 절약은 너무 어려운...

그런데 임신을 하고 언제 돈을 벌어올 줄 모르는 하나의 생명체까지 먹여살려야 된다고 생각하니 알수없는 두려움이 생기면서 살면서 거의 처음으로 '절약'이라는 것을 시작했다. 월급의 70%를 저축하고 무지출로 하루를 보내는 날들도 많았다. 꽤 뿌듯했지만 이게 뭔가 심적으로 무리가 되었나.... 싶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그렇다.

 

이유가 없이 우울한 날들도 많다. 자주 멍을 때리거나 별거 아닌것에도 눈물이 난다. 어제는 아침에 다리에 쥐가 심하게 났는데 그게 너무 아프고 억울해서 눈물이 났다. 별게 다 억울하고 별게 다 화나고 짜증난다. 엄마가 되는 과정 중 다 겪는 일일까? 나도 내가 좀 진정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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